『뇌(상)』 195쪽.

언젠가 기억력이 자꾸 나빠져서 걱정이라고 했죠? 온 인류가 역사를 자꾸 망각해 가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가다간 머지않아 제1차세계대전이 존재했었는지 여부를 놓고 거수로 표결하는 사태가 벌어질 거예요. 가장 많은 사람들을 만족시키는 내용을 바탕으로 모든 역사를 다시 쓰게 될지도 몰라요. 




[서명] 뇌

[저자] 베르나르 베르베르

[역자] 이세욱

[출판사] 열린책들

[출판년도] 2002

[독서기간] 2016. 5. 30.~ 2016. 8. 20.


대학생 시절에 출간되었던 '개미'를 넋놓고 열심히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 당시까지 읽어왔던 책들과는 사뭇 다른 소재와 세밀한 묘사, 치밀한 구조에 경탄했었다. 그 후에는 베르베르의 작품을 읽어보지를 못했다. 언젠가부터 형성된 나의 책읽기 성향, 즉 베스트셀러에 대한 기억이 퇴색할 때 즈음 읽으려 하는 이런 성향 때문이다.


'뇌'가 출간된지 15년이 되어서야 읽게 되었다. 


한편의 할리우드 영화를 본 듯했다. 대학생 시절 '개미'를 읽었을 때와는 느낌이 전혀 달랐다.


번역을 너무 고지식하게 한 것이 아닌가 싶다. 사람들의 대화를 너무 딱딱하게 번역했다. 그냥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편안한 대화체로 번역하면 전달력이 더 좋았을 것인데도, 이 책이 번역판임을 굳이 나타낼 필요(?)가 있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전체적으로 베르베르의 명성이라는 기대치에 못 미치는 작품이었다. 그리스 신화와 호메로스의 오딧세이아의 큰 틀안에서 절묘하게 구성을 잡고자 하는 의도는 보였지만, 그게 너무 뻔해 보여서 식상했다. 거기에다 우연이 너무 많이 반복되고 겹쳐서 살짝 짜증이 났다. 마치 우리나라 근대소설을 읽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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